찌고가후찌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슬슬 다음 예정지인 하세역으로 이동하려고 그 유명한 에노덴을 타기 위해 움직였다.
사실 저 역을 찾기위해 몇번을 왔다갔다 거렸는지 모르겠다.
길을 가시던 다정해보이는 노부부께 물어보니 "바로 뒤에 있는데?" 라고 하셔서 당황 ;ㅁ;
그만큼..역이 작다 ^^a (왜 궁색한 변명같을꼬 ;ㅁ;)



한때 슬램덩크를 많이 봤다 하는 분들은 에노덴이 낯익을지도 모른다.
슬램덩크에서 종종 등장했던 에노덴은 좁은 주택가 사이를 달리는데 자리를 잘 잡고 앉으면 해안선을 따라 다리는 구간에서는 멋진 바다구경까지 할 수 있다.
전차의 길이도 4칸정도의 길이밖에 안되어서 정말 귀여운게 에노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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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는 하세데라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놀랄정도로 꾸며져있는 정원에 여기가 정말 절인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절의 본당에는 커다란 관세음보살상이 있는데 차분했던 정원과 달리 굉장히 화려하다.
쿄조에서 보관하고 있는 중요한 경전들은 독특하게 회전식 서가에 들어 있는데 이 서가를 한번씩 돌릴때마다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쌓인다고 해서 아이에서 어른까지 한번씩 돌리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공덕이 쌓인다는데 한번 소심하게 돌려줬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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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원하게 뻗어올라가있는 대나무들이 보이고 바로 옆으로는 또다시 계단의 시작이다.
힘내서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주변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경관을 구경하고 나면 또다시 계단이긴 하지만 ;ㅁ;
(이어지는 계단이야기에 지루한 당신! 이 동네 계단 정말 많다니깐 -ㅅ-;)



하세역으로 다시 돌아와 이동한 곳은 카마쿠라 쯔루가오까하찌만구.
카마쿠라의 열굴이라고 하는 이 곳은 주요 절기때마다 사람들의 참배 행렬이 줄을 잇는 곳이다.
내가 간 날도 단체 관광객, 일본관광객..게다가 어린 학생들의 단체관광까지 에노시마에서와 사뭇 다른 인파에 조금 놀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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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루가오까하찌만구는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될 듯해다.
온통 빨간 색의 건물들과 그 주위를 둘러싼 나무들의 초록색이 꽤나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곳에선 본궁으로 가려면 또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걸 알고 바로 포기했었다.
(사실 이때부터 하루종일 내리쬔 햇빛과 덕분에 흘린 엄청난 땀덕분에 머리가 어질거리다못해 아파오기 시작했던지라 상태가 영 아니었다.)



올때는 다른 길로 왔던지라 나오는길에서야 걷게 된 와까미야오지.
쯔루가오까하찌만구까지 이어지는 직선 도로 중간부터 시작되는 487m의 보행자 전용 도로.
양쪽에 심어져있는 나무들은 벚꽃나무라 봄이면 정말 화려한 벚꽃 터널이 된다고 한다.
(내가 갔을때는 이미 벚꽃의 시기가 지나서 조금 아쉬웠지만 저 초록빛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근처에 있던 다른 절이나 대나무정원이 유명한 호꼬꾸지까지 구경하고 싶은 맘은 너무 컸지만 점점 아파오는 머리덕분에 두통약을 살 생각조차 못한채 이 날은 예상보다 이른 시간인 7시쯤 숙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돌아오자마자 타이레놀을 먹어준 후 편의점에 들려서 사온 스타벅스커피.
이거 우리나라에는 두가지 맛만 팔던데 일본은 세가지 맛이 있어 신기해서 사봤는데 요녀석 맛나다.
내가 좋아하는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느낌도 살짝 들더라.. ^^

이 날 머리 아픔이 진정되고 나서는 도시락도 먹고 입가심으로 아사히의 프라임타임이라고 써있던 파란색 캔의 처음보는 맥주까지 마셔줬었다.
더 많이 돌아보지 못한게 아직도 아쉬웠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걸 보고 왔음에 조금 위로를...

Posted by jilian :